2024년 8월 21일,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알려진 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 법안은 하청·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해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우리나라 노동시장과 노사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노란봉투법'의 주요 내용, 통과 과정, 그리고 예상되는 영향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노란봉투법의 유래
'노란봉투법'이라는 명칭은 2014년 쌍용차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 47억 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진 사건에서 유래했습니다. 당시 한 시민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언론사에 4만 7,000원이 담긴 노란 봉투를 보내온 것이 이 법의 이름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법안통과과정
- **본회의 통과**: '노란봉투법'은 2024년 8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79명 중 177명의 찬성으로 가결되었습니다. 개혁신당의 이준석·이주영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으며,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 **필리버스터**: 국민의힘의 요청으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들어갔으나, 7월 임시국회 종료와 함께 마무리되었습니다. 이후 8월 임시국회 첫날 다시 상정되어 통과되었습니다.
- **대통령 거부권**: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계획입니다.
주요 내용
'노란봉투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1. **사용자 범위의 확대**
2. **노동쟁의 범위의 확대**
3.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엄격한 증명책임 부과**
1. 사용자 범위의 확대
- **현행**: 사용자 범위는 근로자와 직접적인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자로 제한됩니다. 대법원도 이를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8.9.11. 선고 2006다40935 판결 등).
- **개정안**: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도 사용자에 포함됩니다. 이는 하청업체 노동조합이 원청업체를 상대로 교섭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영향**:
- **원청-하청 관계의 변화**: 하청업체 노동조합이 원청업체가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한다고 주장하며 교섭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원청업체는 하청업체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역할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노동조합 간의 분쟁을 야기할 가능성이 큽니다.
2. 노동쟁의 범위의 확대
- **현행**: 노동쟁의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분쟁(이익분쟁)에 한정됩니다.
- **개정안**: '결정'이라는 용어를 삭제하여 권리분쟁까지 포함합니다. 이는 단체교섭 후에도 쟁의행위를 할 수 있게 하며, 해고 철회나 구조조정 반대 등의 이유로 파업이 가능해집니다.
**영향**:
- **쟁의행위의 확장**: 단체교섭 후에도 쟁의행위를 할 수 있게 되며, 해고 철회 요구나 구조조정 반대 등의 이유로 파업이 가능해집니다. 이는 법원에서 해결되어야 할 권리분쟁에 대해서도 자력구제가 인정되는 문제를 야기하며, 쟁의행위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3.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엄격한 증명책임 부과
3.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엄격한 증명책임 부과
- **현행**: 불법쟁의행위에 대해 노동조합 및 관련자의 부진정연대책임을 인정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개정안**: 각 배상의무자별로 귀책사유와 기여도를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하며, 이를 못할 경우 손해배상청구가 기각됩니다.
**영향**:
- **손해배상청구의 어려움**: 사용자가 불법쟁의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며, 이는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억제력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예상되는 영향과 논란
'노란봉투법'의 시행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1. **원청과 하청 간의 분쟁 증가**: 사용자 범위의 확대는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노동조합 간의 분쟁을 증가시킬 것입니다.
2. **노동쟁의의 일상화**: 권리분쟁까지 노동쟁의의 범위가 확대되면, 파업이 일상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3. **법적 불확실성 증가**: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엄격한 증명책임은 법적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며, 이는 기업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론
'노란봉투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노동조합의 권리를 강화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중요한 법적 변화입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노사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법적 불확실성이 증가할 가능성도 큽니다. 따라서 이 법안의 시행과 그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정을 통해 균형 잡힌 노사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란봉투법이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가져올 변화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이를 통해 더 나은 노동환경을 조성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